김병영, 김영호. 남아선호 가족 내에서 성장한 기혼여성의 경험에 관한 질적사례연구 : 대상관계 상담실천적 접근
남아선호 가족 내에서 성장한 기혼여성의 경험에 관한 질적사례연구 : 대상관계 상담실천적 접근
(A) qualitative case study for the experience of married women grown up in the boy-preferred family- : counseling practical approach based on object relations
김병영(지도교수: 김영호)
본 연구는 원가족 내의 강한 남아선호 경향으로 인해 출생 시부터 극단적인 학대와 지속적인 차별을 경험하였다고 인식하는 기혼여성들에 대한 질적 사례연구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가부장제적인 남아선호가 강한 가정에서 성장한 기혼여성인 참여자들이 원가족 내의 중요 타인들과 관계 경험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여 심리 내부에 내재화시키며, 내재화한 원가족 관계 경험을 자기의 정체성 형성 및 현재 가족 관계 형성에 어떻게 적용시키고 있는지에 대하여 총체적이고 심도 깊게 규명하고자 하였다. 연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본 연구에서는 생애 초기에 극단적인 외상경험과 차별을 전형적으로 겪었던 참여자들을 선정하였다. 그 선정기준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남아선호가 강한 가정에서 아들을 낳기 위하여 낳은 딸 중 세 번째 딸 이후에 태어난 딸로서, 딸이라는 이유로 생애 초기 3개월(자폐기) 이전에 신체적, 심리적으로 극단적인 외상을 경험했다고 보고한 기혼여성. 둘째, 성장기 동안 남자형제와의 관계 속에서 반복적으로 차별을 경험하였다고 보고한 기혼여성. 셋째, 현재 결혼생활을 유지하고 있으며 남편과의 사이에 아들과 딸을 각각 1명씩 두고 있고, 현재 가족 구성원들과 심리적, 정서적인 갈등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혼여성들이었다. 본 연구는 참여자들이 원가족 내 주요 타인들과의 관계 경험과 그 경험의 의미들을 정체성 및 현재 가족 관계, 대인관계 형성 등에 어떻게 적용하였고, 자기성장을 위해 어떠한 변화과정을 거쳤는지에 대한 총제적인 이해를 얻기 위해 질적 사례연구 방법을 적용하였다. 본 연구의 자료는 참여자들이 생애 초기 및 성장기의 주요 타인들과의 관계경험들을 어떻게 내재화시키고 다양한 관계에 어떠한 방식으로 적용하는 지에 대하여 유용한 이론적 근거를 제공하는 대상관계상담을 통하여 수집하였다. 대상관계상담은 참여자 4명과 2010년 4월 2일부터 2011년 1월 24일까지 1주일에 1회, 매 회기마다 1시간 30에서 최대 2시간 40분에 걸쳐 각각 30~35회기에 걸쳐 진행되었다. 그리고 참여자 2의 자녀들과는 2011년 6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상담을 실시하였다. 본 연구는 참여자들과 125회기, 참여자 2의 두 자녀들과 13회기의 면접 내용을 포함한 총 138회기의 면접 내용을 통하여 자료를 수집하였다. 수집된 자료에 대하여 사례 내 분석과 사례 간 분석을 실시하였다. 사례 내 분석에서는 각 사례들을 개별적으로 분석하면서 가부장 제도와 남아선호 경향이 공존하였던 원가족과의 성장기 경험들과 현재 가족들과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각 사례의 현상적 특징에 초점을 맞추어 분석하였다. 그리고 사례 간 분석에서는 각 사례들에서 나타난 중심주제들을 찾고, 이 주제를 근거로 소주제들을 발견해 나가는 과정을 통하여 중심 개념을 도출하였다. 사례 간 분석 연구 결과, 3개의 영역에서 4개의 대주제, 12개의 소주제와 37개의 세부주제로 범주화되었다. 4개의 대주제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야기’, ‘모순, 갈등, 그리고 혼란 속의 나날들’, ‘참된 나를 찾아서’, ‘새로운 시작’이었다. 12개의 소주제는 ‘슬픈 이야기’, ‘죄인 아닌 죄인의 삶’, ‘내가 바라 본 나,’ ‘남을 위해 존재하는 삶’, ‘기대와 함께 두려움을 가지게 하는 남자’, ‘감당하기 힘든 작은 악마들’, ‘나는 제대로 된 엄마일까?’, ‘마음속, 또 다른 나와의 만남’, ‘진정한 나를 찾아서’, ‘새로운 경험’, ‘새로운 이해’, ‘새로운 소망’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37개의 세부주제는 ‘기대를 저버린 출생’, ‘숙명적 슬픔’, ‘죄인 아닌 죄인이 되어버린 아이’,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 ‘태어날 필요조차 없었던 생명’, ‘가짜인 듯한 나’, ‘남자가 되고 싶었던 여자’, ‘나보다 남이 먼저죠’, ‘나를 먼저 버리지 않을 친구’, ‘남편, 좋은 부모가 되어 주었으면...’, ‘남편, 무능한 폭군 같은 왕이면 어떡하지?’, ‘첫째는 아들이기를..’, ‘뜨거운 감자 같은 딸’, ‘호랑이 새끼일지도 모르는 아들’, ‘아이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함’, ‘아이들과 소통하지 못하는 엄마’, ‘양날의 칼을 입에 문 듯함’, ‘화풀이 대상이 된 아이들’, ‘홀로서지 못하는 엄마’, ‘대물림된 차별의 아픔’, ‘내 아픔보다 더한 자식의 아픔’, ‘상처받아 있는 나-태아’, ‘자폐의 벽 속에 숨어 있는 나’, ‘딸로 잘못 태어난 자기용서’, ‘여자,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본래 나를 찾기 위한 자신과의 전쟁’, ‘지금에서야 깨달은 것들’, ‘진짜 스승, 나의 아이들’, ‘홀로서기 연습’, ‘변화된 나를 보다’, ‘딸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다’, ‘아들, 이제 남자로 봐도 될 것 같아요’, ‘내 남편이 달라졌어요’, ‘부모를 새롭게 이해하다.’, ‘남자형제를 새로이 보다’, ‘타고난 대로 잘 살고 싶어요’, ‘여자로 잘 살고 싶어요’로 도출되었다. 본 연구를 통하여 얻은 결론은 다음과 같았다. 첫째, 참여자들은 남아선호로 인해 주요 양육자인 어머니에게 존재를 부정당하고 과도한 모성 결핍을 경험함으로써 자신의 욕구에 무관심하고 무반응한 어머니를 무능력하고 무가치한 대상으로 보고 있었다. 반면, 참여자들은 자신들의 욕구에 조건부 사랑과 관심을 보여주는 아버지를 조건적/부분적 좋은 대상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양쪽 부모에 대한 인식의 차이를 바탕으로 ‘필요 없는 덤 같은 딸’, ‘집안 망하게 하는 재수 없는 딸’, ‘죽어도 상관없는 딸’, ‘대리 아들’과 같은 자기 부정적, 자기 비하적, 자기 파괴적, 자기 소외적인 부정적 자기 이미지를 내재화하였다. 둘째, 참여자들은 원가족 관계경험과 현재 가족관계 경험에 더 직접적이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결정적 요인으로 가부장제 가족제도보다 남아선호라는 사회 문화적 가치관을 주요요인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참여자들은 남편과 관계에서 내재화시킨 조건적/부분적 좋은 아버지표상을 적용하고 있었다. 다른 한편으로, 참여자들은 남편에게 ‘무능한 남성’ 혹은 ‘악마 같은 폭군 같은 남성’의 이분법적 남성표상을 적용하고 있었다. 양성의 자녀관계에서, 참여자들은 자식의 관점에서 자녀들을 대할 때는 아들을 자식으로 인정하고 수용하였으나 딸을 자식으로 받아들이는데 어려움을 나타내었다. 자녀들을 성별체계로 구분하였을 때, 아들과 딸도 남편과 마찬가지로 부정적이고 이분법적인 성역할표상을 적용하고 있었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현재 가족 구성원들을 하나의 독립되고 통합된 인격체이자 사람으로 보지 못하고, 성별을 가진 존재인 여성과 남성으로만 구분하여 인식하고 있었다. 셋째, 모성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원가족 내에서 양성 부모를 통해 형성하였던 극단적으로 분열된 양성 개념과 성 역할 개념을 현재 가족 관계에서 적용하고 있었다. 또한 그것을 현재가족관계에 재현하는 과정에서, 참여자들은 양성의 자녀를 심리적, 사회발달적인 측면에서 딸을 남성 지향적으로, 아들을 여성 지향적으로 양육하려는 경향을 전반적으로 강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넷째, 남아선호 가치관이 참여자들의 성격 구조로 내재화되는 과정을 거쳐 자녀 세대에 세대 간 전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은 딸아이를 출산 직후, 심리적으로 실망감이나 깊은 좌절감을 경험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참여자들은 딸을 심리적으로 유기, 방임하였던 것을 통찰하게 되었다. 다섯째, 참여자들은 내재화된 자기-대상 표상세계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태내기에서 머물러 있는 자기감(sense of self)을 발견하였다. 참여자들은 ‘쥐보다 크고 작은 토끼보다 작은 나’, ‘태아’, ‘자폐의 벽 속에 갇혀 있는 듯한 나’처럼 형태가 뚜렷하지 않고 취약한 자기 이미지들에 대한 통찰 경험을 가졌다. 이러한 경험 이후, 참여자들은 현재가족을 이전에 대해왔던 것과는 달리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고 수용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이러한 변화는 생애 초기의 극단적인 외상과 반복적인 차별을 경험했다고 인식한 참여자들이 새로운 자기 이미지를 형성하고 이를 대인관계에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은 대상관계상담의 효과로 볼 수 있었다. 또한 참여자들이 자아 성장을 포기하거나 멈춘 고착점이 정상자폐기 후기 혹은 정상 공생기의 이른 초기에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발견은 임상현장에서 생애 초기의 극단적 외상과 전형적인 차별을 경험했다고 인식하고 있는 참여자들과 유사한 경험을 보고하는 여성 내담자들의 손상된 자아를 복구하여 잠재된 자아 역량을 계발하고 강화시키는데 요구되는 재양육의 시점과 치료적 개입방법을 파악할 수 있다는 중요한 결과를 얻어내었다. 본 연구 결과는 남아선호 가정에서 지속적인 차별과 생애 초기 외상경험을 가졌다고 호소하는 여성 내담자들에게 그러한 경험들이 여성 자신의 삶에 어떻게 이해, 해석되어 자신의 삶에 왜곡되게 적용되었는지, 그 왜곡된 삶의 다양한 형태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새로운 자아상을 형성해 나가는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문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내면세계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임상현장에서 참여자들처럼 유사한 경험을 가진 여성들에게 상담이나 심리치료와 같은 전문적인 도움을 제공할 때 상담자들에게 실제적인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