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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희, 정소희,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자기표상 변화과정에 관한 질적사례연구

등록일 2021-03-02 작성자 관리자 조회수 2963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자기표상 변화과정에 관한 질적사례연구

A Study on Cases of the Change Process of Self-Representation of Domestic Violence-Victimized Divorced Women

 

 

이정희(지도교수: 정소희)

 

본 연구는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자기표상에 초점을 두고 표상개입을 통하여 나타나는 자기표상의 내용과 변화하여 재구성되는 과정을 이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위해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원가족, (이혼 전)전가족, (이혼 후)현재 주요대상과의 관계경험에 따른 암묵적인 자기표상의 내용을 재기술하고 명료화하여 명시적 수준의 자기표상으로 변화할 수 있도록 개입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기표상의 내용과 변화과정을 심층적으로 분석하였다. 이에 본 연구는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을 대상으로 원가족, 전가족, 현재의 주요대상과의 관계경험에서 나타난 자기표상의 내용이 무엇인가?’표상개입에 따른 자기표상의 변화 내용은 무엇인가?’, ‘표상개입을 통해 나타난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은 어떠한가?’를 연구문제로 설정하였다. 이러한 연구문제의 답을 얻기 위한 이론적 틀로는 대상관계이론을 활용하였으며 표상개입의 분석적 틀은 Karmiloff-Smith(1986)의 표상재기술모형을 활용하였다. 대상관계이론은 관계속에서 내재화된 자기표상와 타인표상에 대한 표상연구에 적합한 이론적 틀을 제공해 왔다. 특히 가정폭력 피해여성의 학대관계 재연과 관련된 자기표상에 대하여 대상관계이론에 입각하여 제시된 ‘Celani의 가정폭력에 대한 역동분석모델은 이 연구에 매우 유용하였다. 한편 연구자는 이 연구에 적합한 연구방법으로 질적사례연구방법을 채택하였다. 질적사례연구는 실생활에서 벌어지는 현재의 현상에 대하여 주요 정황조건들을 이해함으로써 심층적이고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본 연구의 참여자는 가정폭력이 주요원인이 되어 이혼하였으며 성장기에 원가족 안에서 신체적, 심리적 외상을 경험하였고 이혼 후에도 학대관계 재연을 경험한 한 명 이상의 자녀에 대한 양육경험이 있는 여성 5명이었다. 본 연구의 자료는 개별면담에서의 면담자료를 통하여 수집하였으며 개별면담은 2013530일부터 102일까지 1주일에 1, 6회기에 걸쳐 총 42회기, 110시간으로 진행되었다. 질적사례연구의 분석에서는 표상개입의 각 단계에 따라 생활사건을 중심으로 파악한 참여자들의 자기표상 내용을 시간과 맥락적 차원에서 검토하였다. 시간적 차원은 표상개입의 단계에 따라 연결되는 전체적인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에 대한 분석이며 맥락적 차원은 참여자들이 나타내는 자기표상 변화과정이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유사점과 차이점에 초점을 두고 분석하였다. 연구질문에 따른 연구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원가족, 전가족, 현재 주요대상과의 관계경험에서 나타난 자기표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가족과 관련된 자기표상의 내용은 개입 1단계에서는 가족의 일원이 아닌 나’, ‘아버지에게 미움받는 나’, ‘엄마의 피난처, 보호자가 되어야 하는 나’, ‘요구되어 지는 나’, ‘가족에게 민폐인 나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성장기동안 가족과의 관계경험에서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찬밥, 구박덩어리, 하녀, 외톨이 등의 자기표상을 형성하면서 자유의지를 가진 한 인간이자 어린 여성인 딸로서 온전히 인정받지 못하고 수용되지 못하며 존중받지 못했던 자신을 경험하였다. 따라서 가족구성원 중 누구와도 친밀함을 느끼지 못하고 고립된 존재로 마치 있는 듯 없는 듯한 존재로 살아왔다. 관심의 부족으로 인해 참여자들은 적절한 양육적 보살핌을 받지 못하였으며 이 과정에서 발생되는 침범적인 사건들에 대해서도 누구 하나 위로하거나 의지할 만한 이가 없는 무가치한 자신을 경험하였다. 이전가족과 관련된 자기표상의 내용은 속임 당하고 배신당하는 나’, ‘쓰레기통 취급받고 공격당하는 나’, ‘한심하고 가치없는 나’, ‘감옥 속 죄수같이 통제되는 나’, ‘쓰레기통 취급받고 의심받는 나'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학대당하는 아내로서 의심받고 공격당하며 통제되고 착취당하고 배려받지 못하고 배신당하는 자신에게 좌절하여 가해남편을 수동공격하고 자기를 포기하는 자신을 경험하였다. 또한 약한 엄마로서 아이들 앞에 무기력하고 수치스러우며 삶에 지쳐 아이들을 방임하거나 통제하고 화를 냄으로써 어린 시절 자신이 경험한 정서적 내용들을 재연하였다. 이러한 자기표상의 경험들은 마치 죽은 것과 같은 자기로 감정이 메말라 꿈도 없고 시간도 멈추어 버린 마비된 자신으로 느껴졌으며 이러한 유기불안과 공허감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의 필요를 채우는데 필사의 힘을 다하였으나 고립된 자기와 유기불안의 두려움에 지배당하는 자기표상을 경험하였다. 현재 주요대상과 관련된 자기표상의 내용은 자녀와 남과 같은 관계인 나’, ‘늘 오해받고 비난받는 나’, ‘쌓아놓고 화를 폭발하는 나’, ‘나를 혹사시키면서도 도리를 지키고 싶은 나’, ‘혼자 고립된 나로 나타났다. 참여자들은 현재 주요대상과의 관계에서도 기대가 묵살당하고 여전히 수용 받지 못하는 자신과 대상에게 죄책감을 느끼며 무기력한 감정을 주고 받음으로써 투사적 동일시를 통하여 의존하는 자신을 경험하였다. 참여자들은 원가족과 전가족에게서 경험하였던 오해받고 비난받으며 무시당하는 자신에 좌절하여 학대자의 역할을 재연하는 자신을 경험하였다. 또한 여전히 자신보다 다른 사람의 필요와 도리가 우선이고 자신의 욕구와 감정을 표현할 수 없으며 바라는 것이 허락되지 않고 해도해도 부족한 자기 표상의 내용을 확인하였다. 둘째, 표상개입을 실시한 후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자기표상은 어떻게 변화하였는가라는 연구문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표상개입 후 가정폭력 피해 이혼 여성의 자기표상은 명시 1수준의 내면화된 대상과 자기의 구분이 어려운 학대자기의 상태에서 명시 2수준에서는 대상과 자신에 대한 인지적인 감별이 나타났고 학대자기가 세분화되거나 희망자기가 등장함으로 분열된 자기표상이 나타났으며 명시 3수준에서는 학대자기와 자아도취적인 자기, 중심자아가 등장하여 부분적으로 연결되었으나 전체적으로는 분열된 자기표상으로 변화하고 마지막으로 명시 4수준에서는 부정적인 자기표상과 긍정적인 자기표상이 중심자아 안에서 연결되고 통합되어 전체적으로는 긍정적인 자기표상으로 변화되었다. 셋째, 표상개입을 통해 나타난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은 어떠한가라는 연구문제를 탐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가 도출되었다. 표상개입을 통해 나타난 통합적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은 자기표상의 명시수준에 따라 분열단계, 인지적 분화단계, 부분분화단계, 부분통합단계, 내면화단계로 파악되었다. ‘분열단계는 자신과 대상에 대한 감별 및 구분이 어렵고 불안이 내재화되어 이를 투사적 동일시로 해결하고자 하는 분열형 자기표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인지적 분화단계는 대상에 대한 투사적 동일시를 통하여 대상과의 실제적인 분화가 아닌 인지적인 분화를 나타내며 학대자기와 희망자기가 여전히 혼재하는 충동형 자기표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부분분화단계는 자신과 대상을 부분적으로 구분하여 인식하고 대상에 대한 원망을 표출하며 학대대상과 애착관계가 유지되어 있으며 의존적 자아상태를 보여주는 방어형 자기표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부분통합단계는 자신과 대상을 왜곡하지 않고 구분하며 학대관계에서 자기애도로 부정적인 감정을 중성화하여 나타내며 건강한 중심자아의 상태를 보여주는 분화형 자기표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내면화단계는 인지적 수준의 재구성된 자기표상이 지속적인 훈습과정을 거쳐 내면화되어 성숙한 중심자아의 상태를 보여주는 통합형 자기표상이 나타나는 단계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연구자는 표상개입단계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이루어진 자기표상의 변화과정과 비순차적으로 이루어진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에서 나타나는 차이와 대상의 나쁜 부분을 감별하고 인식하는 도덕방어의 해결이 행동변화에 미치는 영향, 재구성된 자기표상이 내면화단계로 진행되기 위한 훈습과정으로서 자기수용과 행동변화 및 재구성된 자기표상의 순환방식의 필요성을 논의하였다. 이상의 연구에서 도출된 결과는 상담이론과 실천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가지고 있다. 첫째, 이 연구는 그 동안 국내연구에서는 거의 다루어지지 않았던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의 학대관계 재연과 관련된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이라는 주제에 대하여 질적사례연구방법을 채택함으로써 자기표상의 내용을 심층적으로 규명하였고 이와 같은 연구결과는 가정폭력 피해여성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여 피해여성의 심리치료효과를 높이는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이 연구에서 가정폭력 피해 이혼여성에게 적용한 표상개입단계는 무의식적인 자기표상의 수준을 명시적인 자기표상의 수준으로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분열되고 부정적인 자기표상에서 통합적이고 긍정적인 자기표상으로 재구성하는데 효과적이었으므로 가정폭력 외에도 다양한 임상장면에서 효과적인 개입자료로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연구기법으로서 직접 적용하여 얻은 자기표상의 변화과정에 대한 연구결과는 가정폭력 피해여성 뿐 아니라 가해남성과 피학대 아동을 상담하는 상담자들에게 유용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다.

셋째, 연구자는 가정폭력이라는 학대관계 재연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상담의 실천적인 맥락에서 훈습과정을 통한 내면화단계를 거쳐야 해결될 수 있음을 제시함으로써 가정폭력 피해여성 및 가해남성에 대한 통합적이고 장기적인 치료적 개입의 필요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학대관계는 단순히 가정폭력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므로 아동과 청소년 및 일반 성인을 대상으로 교육과 심리적 개입을 확장하고 가해자 교정치료와 피해자의 상담에 있어서는 장기 개입을 위한 사회적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였다. 넷째, 본 연구는 외국의 사례를 통해 형성된 가정폭력 피해여성에 대한 대상관계이론을 국내 참여자를 대상으로 적용함으로써 대상관계이론이 적합한지를 한국 사회에서도 검증해 보았다는 점에서 이론적 함의를 가진다. 또한 대상관계이론을 적용한 연구들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시점에서 국내 사례를 바탕으로 치료적 개입의 효과를 도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는 상담실천의 전문성과 효과성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